20130317

2013. 3. 17. 14:06 from 카테고리 없음

미국인상주의, 한가람미술관
김영일, 에르메스
소피칼, 313아트프로젝트
한성필, 아라리오청담
드로잉을 위한 공간들, 하이트컬렉션
조경란, 일요일의 철학, 교보문고에서 구입


나의 벗, 나의 애장품, 가나아트센터
( )를 위한 무대, 인사미술공간

조경란 소설집은 레몬색과 개나리색 사이를 띠고 있다. 짬을 내서 오늘안에 다 읽을 생각. 찻물 온도같다.

예술의 전당까지 가늘 길에 지젝의 까다로운 주체와 함께 했다. 밀처놓기만 하던 지젝을 민승기 선생님께 배운다. 세상의 불가해함을 부유하는 말들을 통해서 보고 느낀다. 몇해전 날마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고수부지를 내달릴 때 미나리 재배지를 보았다. 한강 위에 떠 있던 미나리. 그 톡톡한 향과 질감이 석조벽 안으로 진입.

송선생님과 금요일 함께 전시 관람했다. 미국인상주의 전시에서 아더 C. 굿윈과 기퍼드 빌 작품을 보며 좋은 기운을 받았다. 한성필 전시. 감은사지라고 했던가. 연무가 낀 탑과 탑터가 인상적이다. 보고, 가리고, 가림막을 보고, 본 것과 가림막 사이에서 확인과 의심을 하고. 영리하고 욕심있는 작가이지 않을까. 하이트컬렉션에는 처음 갔는데 S언니를 그곳에서 보았다. 전시가 좋은 것도 있지만 그 전시를 아끼는 사람의 열정이 냉하기 쉬운 전시장을 데운다. 어제는 집 재개약 문제를 처리하고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겠다 싶어 가나아트로 갔다. 마침 P가 출근해 있었다. 추사 작품은 누가 소장하고 있는지, 한국에서 샤갈의 작품은 또 누가? 이쾌대의 작업도 그렇고 이런 수면 아래 얘기들을 궁금해하며 전시장을 돌았다. 평창동에서 P를 기다리며 맥주 한병을 마시다 바쁜 P에게 부담일까봐 원서동으로 넘어갔다. ( )를 위한 무대는 전시 마지막날인데다 큐레이터 토크가 있어서 1층이 가득찼다. 전시만 둘러보고 잠시 사람들 틈에서 영상을 지켜보다 자리를 떴다. 유사 컨셉에서도 얼마든지 멀리 박차고 나올 수 있는데 티라바니자의 전략과 얼마나 거리두기를 했는지, 작가들의 초기 계획과는 상이하게 결과가 나왔다는데 지금 전시된 작품들이 좋은 것 같다고 할 때, 실현되지 않은 전시와 실현된 전시는 어떤 측면에서 비교 가능한지 궁금했지만 돌아섰다. 물으면 또 하나의 좋은 레퍼런스가 되겠지만 묻지 않아도 괜찮을 때가 많은 것 같다. 피곤했던지 아니면 저녁을 들며 마신 와인 한잔 탓/덕인지 까무룩하게 잠들었다가 8시가 너머 다시 일어나서 Media Archaeology에 관한 텍스트를 읽었다. 하나를 읽으면 감자처럼 따라서 땅 위로 올라오는 살아있는/죽은 이들 때문에 곤혹스럽다. 앨새서를 읽어야하고 키틀러를 읽어야한다는 강박에, 놓여있는 시간들을 계산한다. 나, 시간 없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봉화산이라도 다녀올까 하다 좀 늦었다. 커튼을 걷지 않고 소설집을 두 챕터 있고 욕조에 물을 받아서 한 챕터를 읽고. 이제 빛을 좀 봐야겠다. 수업 준비도 해야하고. 이번주부터 4월 중순까지는 살짝 정신줄 놓으면 오지로 갈 듯. 어느 기차역 앞이 떠올랐는데 그라나다였는지 세비아였는지 가물가물하다. 세달만 기다리자. 베니스에 잠시 들를 거고, 독일에 머무를 거고, 운이 좋으면 스코틀랜드에, 혹은 연필 사러 포르투갈에 갈지 모를 일.  


드로잉을 위한 공간들 재관람 예정


Posted by diewinterrei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