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7

2010. 1. 28. 01:49 from 카테고리 없음
오늘 역삼동에 다녀왔다.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길은 끊어져있지 않다. 마음에서부터. 만드는게 길이다. 그런 의미에서.

2009 겨울 문학동네를 처음으로 찬찬히 읽었다. 오늘 읽은 부분은 김훈, 김연수, 신수정이 나눈 좌담-문학은 배교자의 편이다.
좌담에서 이들은 문체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곧 태도 혹은 스타일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김훈은 빈집을 공가空家로 표현한 이번 소설에 대해 언급하며 정서중립적인 용어(55쪽)에 대해 말한다. 신수정 표현대로라면 정한과 이념을 걷어내려고 안간힘을 쓴(56쪽). 김연수는 용산 참사를 보고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를 쓰게 되었는데 쓸 수 있었던 문장이 '거기서 사람이 다섯 명이 죽었다, 여섯 명이 죽었다, 그 이외에는 어떤 고통에 대해서도 쓸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61쪽).

평소 김훈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는데 물론 문체는 참 탐나지만서도......이번 좌담에서 김훈이 쏟아낸 말을 옮겨본다.

난 글이, 세상에 많은 범주들이 있는데 그 범주의 상위라고 생각 안 해요. 오히려 그중에 하위에 속하는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나는 글쓰는 자들이 자기가 마치 세상의 관념적 꼭대기에 있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세상을 향해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을 정말 혐오해요. 글쓰는 자들도 글의 올바른 위치에 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관념을 가지고 현실을 재단하려는 자들, 그리고 지나간 시대의 일을 가지고 현재를 재단하려는 자들, 난 이런 사람들 신뢰할 수가 없어요. 문학에 있어서나 생활의 태도에 있어서나. 난 그런 글을 안 쓰려고 그래요.(64쪽)

그리고 몇 가지 단어들_배교자, 에피그램, 시정잡배, 사인화된 사랑, 강림
Posted by diewinterreise :